"나오기 전부터 대박"..'국산차값' 독일차, '가격파괴 5번' 속내는 [세상만車]
이런..... 나라도..?
"나오기 전부터 대박"..'국산차값' 독일차, '가격파괴 5번' 속내는 [세상만車]
보조금 최대 1441만원 'ID.4' 가세
5000만원 미만 수입차 '절대 강자'
5000만원대 수입차 시장까지 공략

폭스바겐은 처음에는 국산차값 수입차를 지향하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였다. 가성비 전략이 통한 뒤에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까지 추구했다.
반란을 혁명으로 승화시켰다. 덩달아 싼 맛에 사는 수입차가 아닌 '준프리미엄' 수입차로 신분도 상승했다.
가격혁명 주도 차량은 세단에서는 제타와 파사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는 티록과 티구안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분야에서도 가격혁명을 일으켰다. 주역은 지난 15일 국내 공개와 함께 판매에 돌입한 폭스바겐 최초 순수전기 SUV인 ID.4다.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충격적인 가격에 선보였다. 기존 모델보다 실내공간을 넓히고 편의·안전성을 향상했지만 가격은 400만~700만원 내렸다.
가격(개별소비세 인하분 반영)은 2714만~2951만원이었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이용하면 14% 할인 혜택을 제공받았다. 가격은 2329만~2533만원이다. 당시 현대차 아반떼(1500만~2500만원)와 비슷한 가격대다.
같은 해 12월에는 파사트도 가격파괴에 뛰어들었다. 신형 파사트 GT는 폭스바겐 모델 최초로 통합 운전자 보조시스템 'IQ.드라이브'를 채택했다. 지능형 라이트 시스템 'IQ.라이트'와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를 기본 탑재했다.
가격은 4435만~5321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3700만원대로 떨어졌다. 4000만원도 저렴하다고 여겼던 수입 중형세단이 3000만원대에 나온 셈이다. 수입차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도 적용받았다.

폭스바겐은 반란에 호응하는 소비자가 많아지자 기세등등해졌다. 지난해 7월에는 부분변경한 신형 티구안을 출격시켰다.
기존 모델의 재고가 소진된 뒤 7개월 만에 돌아온 티구안은 4000만원대 중후반대에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깼다.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저렴해진 4060만원으로 책정됐다.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를 적용하면 가격이 3800만원까지 내려갔다.
폭스바겐은 올 들어서는 가성비에 주력하던 전략을 가심비까지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기치도 '수입차 대중화'에서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수입차'로 바꿨다.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대신 상품성을 더 높인 골프, 아테온, 티구안 올스페이스는 가격혁명을 측면 지원하면서 가심비도 높이는 전략 차종 역할을 맡았다.

ID.4는 아우디 Q4 e트론처럼 폭스바겐그룹의 전기차 전용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한 콤팩트 SUV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폭스바겐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킨 주역인 비틀과 골프 뒤를 이어 전기차 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의 존재감을 강화할 주력 차종이다.
2년 전인 2020년 3월 세계 최초로 공개된 뒤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폭스바겐은 '독일 생산' ID.4를 유럽 이외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였다.

'계약 대박' 비결은 폭스바겐의 '가격혁명'과 '탄탄한 성능'에 대한 믿음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출시 가격은 549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됐다.
국고 보조금은 651만원이다. 지방자치단체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4000만원대로 낮아진다.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자체 보조금은 서울이 186만원이다. 국고 보조금을 포함하면 837만원이다. 인천은 985만원, 부산은 976만원이다.
전남 나주와 영암 등 일부 지역에서는 790만원을 추가로 제공받아 보조금 총액이 1441만원에 달한다.
4000만원대가 아니라 4000만원에 살 수 있다. ID.4는 보조금만으로도 '가격혁명'에 합류한 셈이다.
같은 플랫폼을 적용한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은 서울 기준으로 국고·지자체 총보조금이 371만원이다. 벤츠 EQA 250은 360만~375만원, 테슬라 모델3 RWD는 405만원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1~6월) 가장 인기 높은 수입차 가격대는 5000만~7000만원으로 나왔다. 점유율은 32.76%다. 올 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3대 중 1대가 이 가격대에 해당한다.
그다음으로 7000만~1억원(24.06%), 1억~1억5000만원(17.19%), 4000만원대(11.28%), 1억5000만원 이상(8.81%), 3000만원대(4.62%), 3000만원 미만(1.28%) 순으로 나왔다.
수입차 대중화를 이끌던 5000만원 미만 수입차는 점유율이 하락 추세다. 3000만원대 수입차는 2015년 점유율이 25.31%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4.62%로 급감했다.
4000만원대는 15.24%에서 11.28%로, 3000만원 미만은 3.16%에서 1.28%로 각각 감소했다.

또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적극 공략하지 않는 5000만원대 수입차 시장까지 노린다.
5000만~7000만원 수입차 시장에서는 6000만원이 넘는 독일 프리미엄 차종이 인기다. 5000만원대 프리미엄 수입차는 드물다.
폭스바겐이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을 기치로 가성비와 함께 가심비까지 높이는 전략을 선택한 이유다.
신형 티구안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되는 전 모델 라인업에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15만㎞ 보증 연장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보험 자기부담금을 무상 지원하는 사고 수리 토털 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디젤게이트로 암흑기를 보냈던 폭스바겐은 가성비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5000만원 미만 수입차 시장 주도권도 잡았다"며 "올 들어서는 가성비도 추구하면서 가심비까지 높이면서 '준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